한동안 일이 너무, 너무 바빠서, 놀러 다닐 틈도 없었다. 예약해 놓은 전시도 포기하기 부지기수.
그러다 드디어 아주 잠시의 틈이 나 친구와 함께 오랜 만에 압구정 나들이에 나섰다.
쇼핑도 쇼핑이지만, 주 목적은 바로 루이비통 메종에서 열리는 <알렉스 카츠-반향>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 였다.
ㅁ 루이비통 재단 컬렉션 소장품 전시 <알렉스 카츠 - 반향> 도슨트 투어 정보
전시는 2022년 12월 9일 시작해 올해 3월 26일 끝난다.
관람 시간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가능하다.
단, 루에 비통 메종 서울의 휴무일인데 1월 1일과 설 연휴에는 관람이 어렵다.
도슨트 투어는 예약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투어 비용은 무료이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일요일 오후 2시 30분, 2명으로 예약했고 시간에 맞춰 정각에 도착했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 1층에 도착해서 "전시 보러 왔어요"라고 하면 바로 4층으로 안내해 주신다.
ㅁ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 건축가 프랭크 게리
투어는 4층 발코니(?)에서 시작된다. 실내지만 유리문을 통해 전시 공간과 분리돼 있다.
먼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현대미술과 예술가, 동시대 미술 작가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라고 한다. 도슨트 분께서 재단 미술관은 소장품 전시와 기획전을 통해 더 많은 대중이 예술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해 주셨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해 21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손꼽히는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2014년 10월 개관한 이래 전 세계 전역에서 6백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정작 나는 왜 프랑스에 갔을 때 여기 가볼 생각을 못했을까?
루이 비통 메종 서울 역시 프랭크 게리가 직접 설계에 참여했고, 한국 전통의 유려한 곡선미 등을 반영했다고 한다.
위의 프랭크 게리 스케치가 어떻게 반영된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독특하긴 하다.
ㅁ 알렉스 카츠 - 반향 ALEX KATZ REFLECTION
본격적인 투어는 알렉스 카츠에 대한 설명이 줄줄이 적힌 초록색 벽 앞에서 시작된다. 전시 작품이 많지 않기에, 도슨트 분께서 카츠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그의 대표작도 이 자리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함께 보여 주신다.
*아이패드로 보여주시는 이미지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사진 촬영이 어렵다고 한다.
알렉스 카츠는 이미 90세가 훌쩍 넘은 노장이다. 인터넷에서 그의 사진을 찾아보면 실제보다 훨씬 젊어보이시지만 말이다. 도슨트 분께서는 "정정하다"란 표현을 쓰셨다.
알렉스 카츠는 다루는 주제와 작품에서 드러나는 리얼리즘으로 인해 팝 아트 계열로 소개되기도 하지만, 실제 그의 작품 세계와 팝 아트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마티스와 잭슨 폴록 등에서 영향을 받은 표현 기법은 미국 회화사를 관통한다.
모네를 깊이 존경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위의 작품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모네의 섬세한 붓터치와는 완전히 다르다. 다만, 빛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관심이 둘 다에서 느껴진다.
전시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레드 하우스! 요즘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 중인 고흐의 밀밭이 그리워 지는 참인데, 카츠가 그린 황금빛 밀밭도 참 아름다웠다. 즉흥적인 붓칠도 작품에 빠져드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다소 전통적으로 느껴졌던 여인의 초상화. 피라미드 구도로 안정감을 준 것이, 르네상스 시대의 초상화와 같다. 그러나, 빛의 사용이 좀 다르다. 인물의 중앙 얼굴 보다는 신체, 가슴으로 더 많은 빛이 비추고 있다.
알렉스 카츠 대표작이자, 함께 관람을 간 친구가 루이 비통 메종 서울 컬렉션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한 두 작품이다. 특히 왼편의 작품을 좋아했다. 만약 의자가 있었다면, 몇 시간이고 앉아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흥미로운 건 카츠는 평생의 뮤즈를 본인의 아내인 에이다로 삼고 그녀를 많은 작품에 담아냈다. 하지만 왼편의 작품 속 인물은 에이다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다른 작품에서 그린 에이다의 뒷모습과 무척 닮았음에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어김 없이 등장해 주신 에이다! 요 작품은 아크릴에 채색한 것으로, 카츠는 회화 작품을 오려 목판에 옮겨 붙이는 작업을 즐겨 했다. 후에는 아크릴로 작업대를 옮겼다고 한다. 실물보다 확대되어 전시장 입구에 자리했음에도 내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투어는 이렇게 여섯 작품을 차례로 소개하고 끝났다. 전시 중인 모든 작품을 소개해 줘서 참 좋았지만, 작품의 크기 대비 공간이 작은 건 아쉬웠다. 투어가 끝나고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사진은 이때 찍으시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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