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미 재작년에 다 유행 끝났다는 하이볼에 뒤늦게 맛이 들렸다. 그래서 친구에게, 하이볼, 하이볼 노래를 불렀다. 원래 용산에 도리도리에 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공덕이 더 편하다고 해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마포 하이볼 맛집을 찾다 도깨비하이볼로 향했다.
우리는 저녁 대신 가볍게 애프터눈티를 마시고 도깨비 하이볼로 직행한 거라, 첫 손님이었다. 가게 안은 요렇게 디귿자로 바 석이 구성돼 있다. 4~5팀 정도가 들어오면 가득찬다. 실제로 우리가 3~4잔쯤 마셨을 때는 가득차서, 문을 열었던 손님이 돌아가야만 했다.
마포 도깨비 하이볼 안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갖가지 위스키들이 진열돼 있고, 사장님 혼자서 일하신다. 나중에 내가 술집을 열게 된다면, 딱 이런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이볼을 많이 마셔보지 않아서 가격대가 어떤지는 모르겠다. 싱글샷 기준으로 잔당 8천 원에서 3만원까지 다양하다. 일부에 한해 가격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산토리 하이볼을 시작으로 해서 이거저거 마셔봤는데, 뭘 어떻게 마셨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친구는 메이커스 하이볼로 첫잔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프로모션 하는 애들 위주로, 되는 대로 시켜 마셨다. 다들 느긋하게 즐기던데, 우리만 마치 소주처럼 들이켰다.
우리가 이렇게 미친듯이 들이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안주가 미쳤다. 교자와 구운치즈인데, 둘 다 맛있다. 특히 교자가 미쳤다. 비비고인지, 어디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만두 장인 이모님께서 직접 납품해 주신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교자를 두 번이나 시켜먹었다. 처음에는 도대체 만두 4개에 어째서, 만원! 고물가! 라고 생각했지만...아니다, 그 값어치를 하는 만두다.
사실 우린 네이버에 공덕 하이볼 검색해서 찾은 건데, 실제 도깨비하이볼 위치는 마포역이랑 더 가깝다. 그래서 우리도 마포역 1번 출구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갔다. 결국 잔뜩 취해서 돌아갈 때는 데리러 온 분께, 공덕역까지 부탁했다. 걸어가기엔 참 애매하게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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