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동안 인공눈물을 사용했는데, 그간 누구도 인공눈물을 어떻게 사용해라 말해주지 않았다.
인공눈물을 처방한 의사나, 약사나.. 이럴 거면 의약 분업은 왜 한 거냐..
어쨌든, 대충 유튜브로 찾아봐서, 아래 눈꺼풀을 내리고 넣는다는 거랑 뚜껑 까고 2~3방울은 버리라는 것 정도만 지키고 있었다.
"하루에 2번 이상 사용하면 더 건조해진다"와 "6시간 간격으로 넣으라"는 두 가지 주장이, 유튜브마다 달라서 의사에게 물어보니깐 "그건 마음대로 넣으면 되지 뭘 그런 걸 물어보냐."라는 답변만 받았다. 정말, 진심으로 귀찮아하셨다.
cf. 해당 의사는 앞서 나와 "인공눈물 넣을 줄 모르냐", "네. 몰라요", "인터넷 찾아보면 나온다"의 대화를 나눈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원을 꾸준히 방문하는 이유는 이 동네에서 그나마 여기가 제일 낫다. 안과 의사가 눈도 제대로 안보는 곳이 정말 많다. 데스크에서 "안구 건조해서 왔어요", 의사가 "인공눈물 써보신 적 있으세요?" 하는 순으로, 바로 처방 받고 나와 본 적도 있다.
그래서 다음 인공눈물 받으러 갔을 때, "저는 매번 건조한데 그럼 하루에 12번 넣어요?"라고 극단적으로 질문했다. 그제야 "하루에 4번까지 넣어도 된다"라고 구체적인 횟수로 답변을 얻었다.
이후에 하루에 4번씩 넣었다. 그랬더니, 60개 짜리 한 통을 2주 만에 다 썼다. 그리고 병원을 다시 방문하니 "그걸 다 썼냐?"라고 의사가 타박을 했다.
"4번씩 넣으라면서요.."라고 작게 항의하니 "인공눈물 한번 쓰고 버리냐? 1박스에 2달치다."라고 더 화를 내셨다.
"1회용 아닌가요?"
"뚜껑 닫히지 않냐? 한번 쓰고 뚜껑 닫고 또 쓰면 되지."
이건 내가 유튜브에서 봤던 거랑 반대되는 지식이었다. 세균 감염 때문에 재사용하지 말고 버리라고 했는데, 다시 쓰라니.
"그럼 세균... 더러워지지 않나요? 그리고 저는 한번에 다 쓰게 되던데 양이."
"아니 뭐 뚜껑 닫아놓고 며칠 쓰는 게 아니라 하루는 괜찮다. 얼마나 붓는 거냐. 인공눈물은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결국 이건 미심쩍어서, 처방받는 약사한테 다시 물어봤다. 당연히 '의사가 그렇게 말하던데요'라고는 말 안 했다.
"이거 뚜껑이 닫히던데 재사용해도 되나요?"
"안돼요. 위험합니다. 세균 감염될 수 있어요. 한번 개봉하면 쓰고 바로 버리세요"
약사님은 정말 날 극혐 하는 표정으로 보셨다. 제가 그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은 건물 안과 의사가 그랬는데요....라고 답하고 싶을 만큼.
어쨌든 그렇게 정리된 올바른 인공눈물 사용법
1. 인공눈물은 1번 사용할 때 한 방울씩만
2. 일회용 인공눈물 재사용은 하루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이 있지만, 세균 감염 위험이 있으니 웬만하면 쓰고 버릴 것
3. 일회용 인공눈물 개봉 직후에는 2~3방울은 버릴 것
4. 인공눈물은 필요 시, 하루에 4번 정도 사용할 것
5. 인공눈물은 눈동자에 직접 투여가 아니라 아래 눈꺼풀을 내리고 거기에 담기게 톡 떨어뜨릴 것 (이게 말로 설명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의료야, 사실 다른 어떤 나라와 견주어도 욕먹을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이렇게 전문의를 내가 비교하고 선택해서 찾아 갈 수도 있으니.. 그런데 조금은 더 환자에게 친절하고 상세하게 안내해줬으면 좋겠다.
도대체 이렇게 병원 가기 쉬운 나라에서, 왜 의사를 만나 보고 나서도 내가 직접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하나. 심지어 의사 입에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나와"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나.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의약분업 사태, 분명히 각 측의 명목은 "환자를 위해" 였지,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어느 과를 가든 의사는 약사한테, 약사는 의사한테 모든 설명과 의무를 미뤄 버린다.
cf. 솔직히 약사님들은 탓하기 참 어려운게,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물어보실 때가 있다. 한 번은 의사가 말도 안 되게 쎈 약을 처방해준 적이 있는데, 정말 조심스럽게 약사님께서 그 약의 부작용을 상세히 말씀해주시면서 해당 약만 따로 빼서 주신 적도 있다. 인터넷에 와서 찾아보니...진짜.. 이건 나중에 썰을 정리해서 풀어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내가 그걸 모르고 먹었으면 어땠을지.. 물론 내가 임신 계획이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였지만, 의사는 그런 내용을 전혀 묻지 않고 처방한 약이었다.
cf. 또 다른 때는 의사가 스치듯이 한 문장으로 휙 지나가듯 설명해준 게, 약사님 당부와 달라서 "어,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던데.." 라고 하니깐.. "아.. 그럼 그렇게 하셔도 되긴 하는데..."라는 반응을 받기도 했다. 이것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해당 크림을 '특정 부위'에 바르면 부작용이 있어서, 다른 국소 부위에만 사용해야 하는 건데 의사는 정말 대강대강 설명해준거다. 심지어 맞지도 않는 설명을. 그리고 약사님은 같은 건물 의사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니, 뭐 별 수 있나... 병원과 같은 건물 약국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모르는 한국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안 그런 병원과 의사도 있고, 그런 병원은 그래서인지 문전성시다.
어쨌든 결론은, 왜 어르신들이 어디가 아프든 한의원부터 가는지 알겠다. 한의원은 불친절한 곳을 찾는 게 더 어렵다. 도대체 왜 그럴까. 모두닥 같은 앱이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요즘은 그나마 모두닥이나 네이버 리뷰 보고 골라서 갈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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