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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월세 보증금 임대료 인상 "1년 5% 최대" & 계산기 사용법

ohoney 2022. 2. 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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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멋 모르고 빌라 원룸에도 잘만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 무서운 것도 알고, 치안이 좋은 오피스텔 밖에 선택지가 없어졌다. 

 

 

이번 글은 내가 두고, 두고 까먹지 않으려고 작성하는 거다. 신축 오피스텔에 입주했고, 마치 돈 받고 관리해주는 것처럼 아껴서 사용했다. 여기저기 하자 보수가 생겼을 때도, 진짜 내 집처럼 적극적으로 해결했다.

cf. 아무리 좋아도 신축은 아니다. 다른 세입자가 최소 1년은 살다 간 오피스텔/아파트에 들어가라. 하자보수 투성이다.  

 

그 결과, 하자보수 작업자가 "진짜 내 집도 아닌 데 뭐하러 이렇게 꼼꼼히 보냐", 집 구경 온 분이 "여긴 사람 안 사는 집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깨끗하고, 깨끗하다. 집에 냄새 베는 거나, 벌레 생기는 게 싫어서 요리도 일절 안 한다. 인덕션은 아예 비닐 커버를 뜯지도 않았다. 

 

이런 나의 노고와 상관없이, 집주인님께서는 보증금과 월세 임대료 인상을 원하셨다. 원래 보증금 없이 XX만원이었는데, 재계약하면서 보증금 X00 만 원에 XX+A 만원을 제시하셨다.

 

나는 예전에 보증금 반환으로 골치를 겪은 적이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나서 나갈 타이밍이었는데,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서 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집주인이 강짜를 부렸다. 이 일을 겪은 후에 보증금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차라리 월세를 더 올려도 되니깐, 보증금은 기존처럼 없는 걸로 하는 게 어떠냐"라고 여쭤 봤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집주인님은 임대 사업자인데 최근에 나간 곳도 그렇게 보증금 없이 해줬더니, 마지막에 문제를 일으키고 나가서 문제였다고 하소연만 늘어놨다. 

 

그치만, 이건 나로서는 억울하다.

1. 월세 1번도 밀린 적 없음

2. 관리비, 가스비 등 공과금 다 자동이체. 게다가 내가 여기 첫 입주라서 기존에 공실일 때 청구됐던 관리비, 가스비도 그냥 내가 다 냈음

cf. 그걸 하나하나 따져서 정산을 해서 주신 게 아니라, 그냥... 알아서 나오면 나온 만큼 제외하고 월세 보내라는 식이었는데, 입주 날짜랑 요금이 부과되는 날짜가 애매했고 금액이 크지 않아서, 좋은 게 좋은 거다고 내가 냈음..)

3. 이 작은 지역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튈 가능성이 현저히 적음 

cf. 집주인이 말한 최근 문제를 일으켰다는 아파트는 서울/수도권 

4. 집에 와서 보면 알겠지만, 너무나 새 집처럼 사용 중

5. 망할 놈의 하자 보수 1~10까지 다 챙기는 중

 

전화로 이야기해보았지만, 집주인님의 입장이 너무나 단호하셨다. 결국에는 "그럼, 그냥 그렇게 해요"가 됐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문제를 일으킨 세입자 이야기만 하셔서, 벽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솔직한 말로, 다른 집 뷰잉을 안 가본 게 아니다. 여기보다 저렴한 월세, 완전 전세 다 가봤는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방만큼 깨끗한 곳이 없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벌레 흔적 있는 집도 많았다.

 

물론, 이 집도 처음에, 내가 첫 입주임에도 불구하고 벌레가 있었다. 먼지다듬이 같은 신축 오피스텔의 친구. 박멸하는데 무려 2달이 걸렸다. 그 정도로 집을 아끼고 사랑했는데, 오히려 그게 임대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정말, 전세로 옮기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워낙 전세가 귀해서 그런지 엄청 더러운 집을 벽지도, 입주 청소도 안 해주겠다는 집주인을 보고 정이 뚝 떨어졌다. 진짜, 주거는 정말 정책적으로 손 볼 곳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제도가 완전 순 엉터리는 아니구나, 은근히 잘 돼 있네!"라고 느낀 게 부동산을 방문하고 나서다.

 

아직 첫 번째 계약 만료일이 2달 가까이 남았는데, 재계약을 이렇게 빨리 해도 되는지가 궁금해서 부동산을 찾았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집주인이 요구한 금액에 대해서 언급됐는데, 부동산 소장님이 "그건 안 된다. 법으로 5% 이상 못 올린다"라고 큰 목소리를 내주셨다. 

 

나도 언뜻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는데, 집주인이 워낙 강력하게 인상을 원해서.. 되는 줄 알았다. 이게 나의 반강제적인 동의라도 있으면, 가능하다고 넘겨짚었다. 그런데 아니란다. 

cf. 솔직히 계약 연장을 원하고 집주인이 "무조건 그렇게 해야 돼요!!!"를 외치면, 어느 세입자가.. '동의'를 안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재계약하기로 한 날 부동산에서 소장님이 집주인 대리인(배우자 분)에게 설명해주셨다. 왜 5% 인상이 안 되는지. 물론, 당장에 이해는 못 하셔서 재계약은 날을 다시 잡아 진행하기로 했다.

 

 

렌트홈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초록색 버튼을 클릭하면 임대료 인상률 계산기 팝업이 뜬다.

 

 

그리고 나도 궁금해서 찾아봤다. 등록 민간 임대 주택 관련 정보는 웬만한 건 다~ 렌트홈(www.renthom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시나, 첫 화면에 바로 '100세대 이상 민간임대주택 임대료 증액 기준 안내'가 보였다. 여긴 오피스텔이긴 하지만 6~800세대나 된다. 

 

 

 

 

클릭해서 들어가 보니, 역시나 공공에서 너무나 사랑하는 한글 파일이 첨부돼 있었다.

 

부동산 소장님이 설명해준 대로, 2022년 2월 7일 기준, 임대료 청구 시 임대료의 5%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증액 비율을 초과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엑셀 파일을 따로 열어 확인해 본 결과, 이 지역 주거비 물가지수도 5% 보다 낮았다. 

 

고로, 나의 집주인님은 보증금이든, 월세든 5% 이상 인상은 불가하시다. 

 

 

 

 

또 렌트홈에서는 임대료 인상률 계산기 기능도 제공 중이다.

 

계산기는 크게 두 가지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핵심은 5% 인상률을 기준으로 변경 후 임대료를 산출하느냐, 혹은 변경 후 임대료를 기준으로 인상률을 산출하느냐이다. 

 

먼저 아래는 인상률 5%를 기준으로 계산한 예시이다.

 

기존에 보증금 0원, 월 임대료 50만 원이었는데, 재계약 시 보증금을 500만 원으로 올리고 싶다면 월세는 최대 51만 1,458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보증금 500만 원을 입력하면, 월 임대료는 자동으로 계산된다. 

 

 

 

 

아래는 인상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보증금 0원, 월 임대료 70만 원인 상황에서, 집주인이 보증금 500만 원, 월 임대료 75만 원으로 인상을 요구한다면 이때 임대료 인상률은 9.08%가 된다. 5%를 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안 된다. 

 

부동산 소장님 피셜, 이렇게 되면 집주인은 과태료를 물게 된다. 설사 계약이 성사됐다 하더라도. 

 

 

 

 

어쨌든 결론은, 나는 재계약을 아직도 못했다. 내가 연장 의사를 밝혔고 아직 본 계약 만료까지 한 달 넘게 남아 있는 상황이라 조급한 건 없다. 

 

내가 연장 의사를 밝힌 이상, 무조건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물론,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이 들어와서 산다고 하면 비워줘야 한다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격히 적다. 재계약 관련한 후기는 다음에 한 번 더 남기겠다. 

 

cf. 사실 가능성이 적은 건 잘 모르겠다. 이제 무엇도 확신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임대료 인상을 하실 줄 몰랐다. 과거에 한국 살 때 집주인들은 내가 워낙 집을 아끼고 깔끔 떠는 걸 아니깐 최대한 오래 살아주길 원했다. 월세였던 집도, 전세로 바꿔줄 테니 결혼할 때까지 살다가 가라고 하신 분도 있었는데, 참 내 맘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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