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GS25는 늘 신상 과자를 발 빠르게 채워 넣는다. 가끔 실패할 때도 있지만, 요렇게 눈에 띄는 아이가 있으면 냉큼 잘 주워 오는 편이다. 그리고 엊그제 발견한 '오리온 고추칩 고추튀김맛'. 누가 봐도 막걸리, 맥주와 잘 어울릴 것 같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상품명.
가격도 1500원인가로 부담 없었다. 이미 나 말고도, 여럿이 고추튀김맛에 홀린 듯, 매대가 꽤 비어 있었다.
나도 "오~ 맥주랑 딱이겄구먼"이란 생각에 한 봉지 구매해왔다. 심지어, 당분간은 피부과 약 먹느라 술은 절대 못 마시면서도 말이다.
집에 오자마자 손 씻고 냉큼 봉투를 뜯었다. 역시나, 양은 처참하다. 원래 그렇다. 우리는 질소를 사면 과자를 보너스로 받아오는 거다.
언젠가 제과업체 과장님인가 부장님인가가 TV에서 과자의 원래 형태를 보존하려면 질소를 빠방하게 넣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과연, 질소 덕분인지 형태가 꽤 유지된 모습이었다.
BUT 과자 봉지를 뜯자마자 굉장히 '불쾌한' 냄새가 났다. 이게 뭐지? 고추 장아찌 섞었을 때 나는 냄새인데? 헐?.. 그래도 조심스럽게 한 입 먹었다. 그리고 맛은, 냄새보다 더했다. 식감도 최악, 이게 뭘까.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걸 세상 밖에 내보낸 걸까.
오리온 과자 연구팀은 이걸 시식해보고 내보낸 걸까. 무슨 생각인걸까. 오리온 주가가 어떻게 되던가. 연말 맞아, 주가 폭락을 노리고 출시한 걸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결국 2개 정도 먹고 냉장고에 잘 밀봉해서 넣어뒀다.
맛이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겨운 맛인데, 굳이 설명하자면, 썩은 고추 장아찌를 밀가루에 발라 놓고 한참 마르길 기다렸다가, 먹는 맛이었다.
런닝맨이나 1박 2일에서 벌칙 과자로 쓰면 참 좋겠다란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거기서는 PPL이나 광고 끊길 까봐 절대로 쓰지 않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궁금할까봐 찍었는데 오리온 고추칩 고추튀김맛은 총 내용량 53g 밖에 안되면서 칼로리는 285kcal나 한다. 이 쓰레기를 먹고 내가 살이 찐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포화지방도 더럽게 높다.
혹시나 싶어서, 다음날 냉장고에 모셔뒀던 과자를 다시 시도해봤다.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하루 숙성돼서 그런지 더 썩은 맛이 났다. 오리온 회장님은 이걸 드셔 보셨을까. 드셔 보시고 출시하셨을까. 아니면 회장님까지는 이게 보고가 안 가나.
오리온 신상 과자 개발팀에는 입맛이 특이한, 범상치 않은 신입사원이 입사한 걸까. 고추튀김을 먹어보고 이걸 출시한 걸까. 그 신입사원이 여태껏 먹은 고추튀김은 이런 맛이었을까.
결론만 말하자면, 고추칩 고추튀김맛 재구매 의사 절대 없고, 가능만 하다면 환불..? 아니, 고소, 고발까지하고 싶다. 오리온 초코파이에 깊은 애정만 없다면, 오리온 본사 앞에서 당장 1인 시위할 맛이다. 이런 건 제발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전 직원 대상 시식회라도 벌리고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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