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는 말은 진리이다. 유독 기념일이 많은 연말연시, 빛이 나는 솔~로 친구와 함께, 남춘천역 근처 돼지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돼지만 왕 소금구이"를 찾았다.
- 가게 상호명은 띄어쓰기가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그냥 느낌 따라 쓰겠다.
여기는 평일 낮에도 사람이 꽉 들어찰 정도로, 춘천 사람들은 다 아는 로컬 맛집이다. 춘천 시내 평균 물가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살짝 높은 편이긴 하나, 맛이 모든 걸 이긴다. (나중에 찾아보니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배신감..)
근처에 고깃집이 많긴 하지만, 돼지만 왕 소금구이는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간판색이 워낙 튀기도 하고, 밤에는 저렇게 조명이 반짝, 반짝거린다. 여름에는 저 빨간 문을 활짝 열어 주신다. 운치 UP, UP~!
실내 분위기는 이렇다. 남녀노소에게 부담 없는 분위기다. 일용직 아저씨들도 즐겨 찾고, 대학생 커플도 데이트 하러 많이 온다. 무조건 술을 곁들여야 해서인지, 노 키즈존이 아님에도 애들은 본 적 없다.
아무래도 여름에는 앞에서 흡연도 많이 하고 해서인지, 부모님들이 안 데리고 오시는 듯 하다.
100% 국내산 한돈을 판매하며, 주문은 최소 3인분 이상해야 한다. 숙성 생 삼겹살과 목살, 항정상,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으로 부위가 나뉘며, 가격은 모두 11,000원으로 동일하다.
기본 테이블 세팅은 요렇게 먼저 해주신다. 묵은 김치와 명이 나물, 양파, 절임 무 등이다. 무료로 리필도 가능하다. 함께 간 친구가 자타공인 입이 짧은 편인데, 저 명이 나물은 3번이나 리필해 먹었다. 정말 깜놀했다. 나는 먹을 틈조차 없었다.
밑반찬이 엄청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고기집에 딱 알맞은 구성이라고 본다. 무쌈이 없는 게 아쉽다는 평도 있지만, 고기를 먹다 보면 그런 생각은 안 든다.
최소 3인분을 주문해야 한다고 했을 때, 입 짧은 친구는 "나는 다 못 먹을 거야"라고 허튼소리를 했다. 왜냐면, 진심으로 내가 1점 먹을 때, 이 친구가 3점씩 주워 먹었다. 너무 깜짝 놀랐다. 진심으로. 이렇게 잘 먹는 모습을 근래에 본 적이 없다.
고기 때깔이 확실히 다르긴 하다. 우리가 처음 시킨 건 삼겹살 2인분과 가브리살 1인분이다. 위 사진이 그러니깐 3인 분이다. 얼핏 보면 적어 보이지만, 확실히 두툼하다.
무엇보다 돼지만 왕 소금구이가 좋은 점은, 직원 분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신다. 애초에 손님에게 집게와 가위를 허락하지 않으신다. 테이블이 아무리 많아도, 구워 주셔서 좋다. 물론, 살짝 초조한 기분이 들기는 한다.
나처럼 고기가 익었는지도 안익었는지도 모르는 고알못들에게 딱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도 고기는 못 굽는다. 애초에 몸에 요리 관련 DNA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고기라고 잘 굽겠는가. 굽다 보면 는다는 건 강아지 소리다.
신입일 때는 눈치껏 가위와 집게를 들었다가 '귀한 고기를 다 태워 먹은 역적'이 되었다. 나중에 "넌 차라리 술을 말아라"라고 하셔서, 적성에 맞는 소맥 말이로 전직할 수 있었다.
식사류에서 주문한 된장소면. 된장 소면은 춘천 고깃집 밖에 없다고 한다. 몰랐다. 진정 몰랐다. 가격은 4천 원으로, 그냥 적정 가격이다.
솔직히 싸다고 생각했는데, 로컬 피플이 "고기 많이 시키면 서비스로 주는 집도 있고 2천 원인 데도 많다"라고 해서 적정한 걸로.. 그렇지만 양과 퀄리티를 생각하면, 정말 무조건 시켜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자타공인 입 짧은 친구가 내게 한 젓가락을 허락하고 국물까지 흡입했다. 나는 얘가 이렇게 많이 먹는 애인 줄 몰랐다.
처음 3인분 주문하고 난 다음 추가할 때는 1인분도 가능하다. 뷔페가면 무조건 손해 보고 오는 친구가 주문한 항정살 1인분. 본인의 최애 고기 파트라고 한다.
진짜, 이 친구가 입이 짧은 건 맞다. 게다가 헬창이라서 평소 아침 패스, 점심에 달걀이랑 고구마, 저녁 패스.. 가 1년 이상 생활화된 친구다. 그런 친구의 식습관을 깨버릴 만큼 고기가 맛있다.
나는 이날 항정살이란 부위를 처음 먹었는데 이렇게 고소한 지 몰랐다. 항정은 이렇게 길쭉, 길쭉하게 잘라주신다. 이날 우리는 결국 소주 각 1병과 돼지고기 4인분을 해치우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돼지만 왕 소금구이 위치는 바로 요기! 남춘천역에서 빠른 걸음으로는 5분, 느린 걸음으로는 10분 거리에 있다. 큰길만 따라서 오면 되서 헤멜 일은 절대 없다. 재방문 의사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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